줄거리
2013년 미국에서 재학 중인 캐나다 출신 21살 엘리사 램이 캘리포니아 스키드 로우에 있는 세실 호텔에서 실종된다.
세실 호텔은 1920년대 만들어진 건물로 화려한 외관과 로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었다. 하지만 1930년 경제 공황으로 얼마못가 값싼 숙박비로 노숙자나 빈곤한 사람들이 장기 투숙하는 곳으로 추락했다. 하루에 3~4달러면 머물 수 있었기 때문에 정신병자, 범죄자 또는 마약중독자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호텔은 이런 이미지를 탈바꿈하기 위해 총 15층짜리 건물에서 3층은 새로운 호텔로 이름을 만들게 된다. 이런 계획은 성공했고 젊은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오게 된다. 엘리사도 그 여행객들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조울증과 우울증으로 항우울제를 먹고 있었기 때문에 경찰과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자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이 건물은 위험하다고 낙인찍힌 세실 호텔과 새롭게 단장된 새 호텔 스테이 온 메인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공용 장소가 있었는데 바로 엘리베이터다. 엘리사가 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에게 살해당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품고 수사는 다시 시작된다. 경찰은 호텔 CCTV를 통해 그녀의 동선을 여러 번 확인했지만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해 결국 공개수사를 시작한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호텔 내 엘리베이터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고, 영상이 올라가자마자 수많은 유튜버와 이 일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직접 수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던 중 이 호텔로 여행을 온 어느 한 영국 부부는 화장실 물의 수압이 너무 약하고 물 맛이 이상하다는 컴플레인을 호텔 지배인에게 걸었고, 지배인은 바로 관리자에게 옥상 물탱크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가 물탱크를 확인하려고 문을 여는 순간 그곳에서 드디어 애타게 찾던 그녀 엘리사 램을 발견하게 된다. 얼굴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고 그녀는 나체의 상태로 물 위에 떠있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애도하며 이것은 타살이 분명하다는 전제 하에 더욱더 열심히 범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의 시신이 발견되자마자 부검이 시작됐지만 그녀의 결과는 몇 달 동안 발표되지 않는다. 경찰이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라고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처음 호텔을 수색할 때 분명 수사견을 데리고 옥상을 확인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물탱크는 조사해보지 않았던 것인지 의구심을 갖는다. 더불어 2005년 다크 워터라는 영화가 개봉됐었는데 낡은 건물로 이사 오게 된 엄마와 어린 딸에 대한 공포 영화이다. 결말부터 말하자면 이 어린 딸은 옥상 물탱크에 빠져 죽게 되고 이를 엄마가 발견하게 된다. 더 무서운 건 이 어린아이는 처음 나올 때부터 빨간 옷을 입고 있었고, 호텔에서 지내는 동안 화장실 물 수압이 약했다는 것과 물 색이 탁한 것까지 세실 호텔 사건과 무척 닮아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군가가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공들여 계획한 범죄가 아니냐며 한 목소리를 낸다.
총평
국내 범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또는 용감한 형사들' 같은 티브이 쇼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프로그램 또한 상당히 흥미 있었다. 캘리포니아를 생각하면 날씨가 온화하고 평화로우며 바다에서 휴양을 즐기는 장면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이 프로그램은 내게 캘리포니아를 보이지 않는 어둠이 깔린 도시의 이미지로 각인시켜 줬다. 세실 호텔이 있던 스키드 로우라는 거리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잔인한 곳이라고 한다. 영상 중간에 강력계 형사가 인터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가 말한다. 스티드 로우 거리를 매일매일 단속하고 있는데 어떤 날은 비둘기를 잡은 채 그대로 먹고 있던 사람도 봤다고 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어째서 그녀는 이곳에서 혼자 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너무 안타깝고 몇 년 전 미국을 혼자 여행했던 나를 생각하며 또 한 번 온몸에 소름이 끼쳤었다. 더 끔찍했던 건 엘리사는 물탱크에서 무려 1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있었는데 그동안 이 호텔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모두 그 물을 마시고, 샤워까지 했던 것이다.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토록 끔찍하고 잔인한 이야기가 불과 10년 전에 실제로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나에게도 어쩌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싶다. 항상 이런 범죄물을 보면서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태권도를 배우던지 호신용품을 갖고 다니던지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범죄물을 관심 있게 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 정말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