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더 스퀘어(The Square, 2017)*는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트룬드(Ruben Östlund)의 풍자적인 드라마로, 현대 미술계와 사회적 위선을 신랄하게 조명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2017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으며, 미술과 윤리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2. 줄거리 (스포일러 포함)
크리스티안(클래스 방)은 스웨덴의 한 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예술과 사회적 윤리를 조화롭게 유지하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는 새로운 전시 더 스퀘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난 사건을 겪으며 점점 사회적,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의 휴대전화와 지갑이 도난당하면서, 크리스티안은 충동적으로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의 모든 주민들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며, 도둑이 아닌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한편, 미술관은 더 스퀘어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도발적인 광고를 제작하고, 이는 엄청난 논란을 일으킨다.
영화는 크리스티안의 점점 어긋나는 선택과 그가 직면하는 사회적 위선을 통해, 개인과 집단, 도덕성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문제를 탐구한다.
3. 연출과 시각적 스타일
루벤 외스트룬드는 극도로 정교한 롱테이크와 대칭적인 구도를 활용하여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강조한다. 미술관 내부의 미니멀한 디자인과 혼란스러운 외부 공간은 영화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강화하며, 인물들이 내리는 선택이 어떻게 사회적 질서를 흔드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특히, 영화의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는 공식 저녁 행사에서 퍼포먼스 아티스트 올레그(테리 노타리)가 원시적인 행동을 연기하는 시퀀스다. 이 장면은 인간의 본성과 문명화된 사회가 충돌하는 순간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강한 불편함과 질문을 던진다.
4. 주제와 메시지
더 스퀘어는 사회적 위선과 도덕적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영화 속 더 스퀘어 전시는 ‘신뢰와 배려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상징하지만, 정작 등장인물들은 이를 실천하지 못한다. 크리스티안은 공공의 윤리를 옹호하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는 또한 자선과 도덕적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크리스티안이 도난당한 물건을 되찾기 위해 가난한 이웃을 의심하고 협박하는 장면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도덕적 딜레마를 회피하며 위선을 행하는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미술과 광고의 관계를 비판하며, 예술이 자극적이어야 한다는 현대 사회의 관념을 풍자한다.
5. 배우들의 연기
클래스 방(Claes Bang)은 크리스티안 역을 맡아 복잡한 캐릭터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는 지적이고 세련된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점점 무너지는 인간적인 면모를 사실적으로 연기하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엘리자베스 모스(Elisabeth Moss)와 도미닉 웨스트(Dominic West)도 조연으로 등장하며, 각각의 역할에서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준다. 특히, 엘리자베스 모스가 연기하는 언론인 앤은 크리스티안의 위선을 거울처럼 반사하는 존재로 작용하며 영화의 갈등을 심화시킨다.
6. 결론
더 스퀘어는 현대 사회의 도덕적 모순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영화로, 예술과 윤리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시각적으로 세련되면서도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는 연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그리고 예상치 못한 유머가 어우러지며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 영화는 사회적 위선과 도덕적 갈등을 고민하는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것이며, 단순한 오락적 영화가 아닌 철학적 토론을 유도하는 작품이다. 만약 사회적 풍자와 현대 미술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싶다면, 더 스퀘어는 반드시 봐야 할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