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디 엔드리스(The Endless, 2017)*는 저스틴 벤슨(Justin Benson)과 애런 무어헤드(Aaron Moorhead) 감독이 공동 연출한 SF 공포 스릴러 영화로, 두 감독이 직접 주연까지 맡으며 저예산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연출력을 선보였다. 이 영화는 한때 컬트 종교 집단에서 탈출했던 두 형제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면서 겪는 초현실적인 사건을 다룬다.2017년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후, 독창적인 세계관과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방식이 호평을 받으며 많은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기존의 전형적인 공포 영화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며, 초자연적인 요소와 인간 심리를 결합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2. 줄거리 (스포일러 포함)
저스틴(저스틴 벤슨)과 애런(애런 무어헤드)은 어릴 때 ‘천국의 문’이라는 컬트 집단에서 탈출한 형제다. 어릴 적 경험을 바탕으로 형 저스틴은 컬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굳게 믿지만, 동생 애런은 당시의 삶을 회상하며 그곳이 반드시 나쁜 곳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컬트 집단에서 보내온 의문의 비디오 메시지를 받은 애런은 형을 설득해 다시 한 번 그곳을 방문하기로 한다. 두 형제가 다시 컬트 마을에 도착하자, 그곳은 여전히 활기찬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었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도 거의 늙지 않은 모습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형제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점점 그들의 생활 방식에 빠져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에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밤하늘에는 두 개의 달이 떠오르고, 특정 구역에서는 시간이 이상하게 흐른다. 형제는 점점 이곳이 단순한 종교 공동체가 아니라 무언가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조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컬트 집단은 특정한 패턴 속에서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으며, 이곳을 지배하는 미지의 존재가 그들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형제는 이 반복되는 타임 루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점점 더 깊은 미스터리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3. 연출과 시각적 스타일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분위기와 몰입감 높은 연출을 통해 관객들에게 신비롭고 불안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감독들은 핸드헬드 카메라를 활용해 현실감 있는 장면을 연출하며, 현실적인 촬영 기법과 초현실적인 연출을 혼합하여 관객들에게 신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이 영화는 정적이고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를 활용하여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괴물이나 갑작스러운 점프 스케어보다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관객들에게 심리적 불안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공포를 조성한다. 영화의 주요 배경인 마을은 고요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변화들이 관객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다. 사운드 디자인 역시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대화가 적고 침묵이 강조되며, 순간적으로 들리는 알 수 없는 소음들이 불안감을 조성한다. 특정 장면에서는 극도의 정적을 유지하여 관객이 더욱 긴장하게 만들고, 반대로 특정 순간에는 충격적인 음향 효과로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4. 주제와 메시지
디 엔드리스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운명과 자유 의지, 그리고 반복되는 삶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형제는 컬트에서 탈출했지만, 현실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결국, 영화는 그들이 정말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또한, 영화는 인간이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속 컬트 집단이 살고 있는 공간은 일종의 타임 루프 안에 갇혀 있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반복되는 일상과도 연결된다. 마을 주민들은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살아가지만,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스스로를 운명에 맡긴다. 형제는 이 반복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5. 배우들의 연기
저스틴 벤슨과 애런 무어헤드는 실제 감독이자 배우로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두 사람은 현실적인 형제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각자의 신념과 불안을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저스틴은 컬트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끼지만, 애런은 점점 그곳에 매력을 느끼며 형제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조연 배우들 역시 컬트 집단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컬트의 지도자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호한 태도로 형제에게 조언을 건네며, 관객이 그를 믿어야 할지 의심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6. 결론
디 엔드리스는 단순한 SF 호러 영화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자유의 의미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현실적인 연출과 초자연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일반적인 공포 영화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철학적이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디 엔드리스는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영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