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로우(Raw, 2016)*는 프랑스 출신의 줄리아 뒤쿠르노(Julia Ducournau) 감독이 연출한 충격적인 호러 드라마로, 신체적 변화와 욕망을 탐구하는 독창적인 작품이다. 영화는 프랑스-벨기에 합작으로 제작되었으며, 2016년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어 강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공포 영화이면서도 성장 드라마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육식과 본능적인 욕망, 인간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표현한다.
2. 줄거리 (스포일러 포함)
영화의 주인공인 저스틴(가랑스 마릴리어)은 엄격한 채식주의자 가정에서 자란 소녀로, 명문 수의과 대학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한다. 하지만 신입생 환영식에서 생고기를 강제로 먹게 된 후, 그녀의 몸과 정신은 점차 변해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피부 트러블과 이상한 식욕 변화로 보였던 것이 점점 더 본능적인 식인 욕구로 발전하며, 저스틴은 자신의 내면에서 깨어나는 원시적인 본능과 싸워야 한다.
한편, 그녀의 언니 알렉시아(엘라 룀프)도 같은 학교에서 수의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저스틴이 겪고 있는 변화를 이미 경험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영화는 두 자매의 관계를 통해 유전적 본성과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며, 점점 더 충격적인 전개로 나아간다. 저스틴은 결국 가족의 비밀과 자신의 운명을 깨닫게 되며, 그녀의 변화는 단순한 개인적인 사건이 아니라 깊은 의미를 가진 상징적인 요소로 자리 잡는다.
3. 연출과 시각적 스타일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은 신체적 변화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며, 관객이 직접 그 고통과 혼란을 체감하도록 만든다. 카메라는 저스틴의 얼굴과 신체를 클로즈업하여 그녀가 겪는 변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피부의 변화, 혈액, 그리고 육체적 본능을 강조하는 장면들이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된다.
영화의 색채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차가운 색조와 생동감 있는 붉은 톤이 교차하며, 욕망과 억압, 그리고 자유를 표현한다. 특히, 어둡고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 디자인이 몰입도를 극대화하며, 관객이 주인공과 함께 공포를 체험하게 한다.
4. 주제와 메시지
로우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성장과 본능, 그리고 인간의 내면적 욕망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저스틴의 변화는 단순한 육식의 문제를 넘어, 인간이 억압하는 본능과 사회적 규범을 깨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영화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이 단순히 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통제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또한, 가족의 비밀과 유전적인 요소를 통해 본능과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며, 개인이 사회적 틀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성의 성장과 자기 발견이라는 측면에서도 깊은 의미를 가진다.
5. 배우들의 연기
가랑스 마릴리어(Garance Marillier)는 저스틴 역을 맡아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그녀는 캐릭터의 혼란과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하며, 신체적인 연기를 통해 관객이 그녀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도록 만든다.
엘라 룀프(Ella Rumpf) 역시 언니 알렉시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그녀의 존재는 영화의 서사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영화의 핵심 요소이며, 특히 자매 간의 긴장감과 갈등이 영화의 강렬한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6. 결론
로우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인간 본능과 성장, 정체성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충격적인 비주얼과 강렬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몰입감 높은 연기가 어우러져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 영화는 강한 심리적, 신체적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작품이므로, 잔인한 장면에 민감한 관객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도전적인 영화적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로우는 강력히 추천할 만한 작품이며, 현대 공포 영화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