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하와이에서 아쿠아리움 동물 구조사로 일하는 헨리는 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에 하나로 원나잇을 즐기며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꿈꿨던 배를 타고 힘차게 출항을 외친 그는 예상치 못하게 돛이 부러지게 되고 구명보트로 간신히 바다 근처 한 마을에 가게 됩니다.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며 친구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헨리는 우연히 테이블에 혼자 앉아 신문을 보며 와플을 먹는 루시를 만나게 됩니다. 연애 따윈 하지 않겠다는 그는 루시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게 되고 그녀와 함께하기 위해 매일매일 이 식당에 찾아오기로 합니다. 하지만 다음 날, 마치 헨리를 오늘 처음 봤다는 듯이 대하는 그녀의 황당한 태도에 헨리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식당 주인에게 루시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됩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사고 전 일들만 기억하고 있으며 사고 후의 일어난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해 매일 그녀를 방문하며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의 가족들을 만나게 되며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에게 그만하라며 모진 말을 듣기도 했지만 날이 갈수록 더욱더 그녀를 위한 그의 노력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의 이런 행동은 루시의 가족을 설득했고 루시는 매일매일 그에게 반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꼭 그녀의 모든 기억이 돌아올 거라는 믿음과 그렇지 않더라도 항상 옆에서 함께할 거라는 그의 다짐은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볼 거야
이 영화를 본 후에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과연 내가 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 사람이 나만 기억하지 못한다면,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면 이보다 더한 고통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내가 헨리처럼 굳건한 믿음과 사랑으로 상대를 기다려줄 수 있을까, 나의 마음을 변함없이 표현하고 한결같이 그를 대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는 기억을 이미 잃은 그녀를 사랑하게 된 설정인데, 이 또한 헨리를 존경하게 만드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이 나를 평생 단 하루만 기억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시작하게 된 사랑. 어찌 보면 일방적인 사랑인데도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향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런 그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항상 같은 마음을 느끼게 되는 루시 또한 진심이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런 걸 보면 이 세상에 정말 영원한 사랑은 있구나 싶기도 하고 연애를 대하는 나의 태도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총평
2004년에 개봉한 미국의 로맨스 코미디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는 네이버 평점 9.23을 기록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입소문이 어마어마했던 영화였지만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10분 만에 지루함을 느끼고 나가기 버튼을 눌렀었는데 아마 너무 어려서 공감을 못했던 거라고 변명을 해봅니다. 최근에 극심한 지루함을 느꼈을 때 이거라도(?) 보자며 틀어놨던 영화였는데 지금은 타이타닉과 견주 할 만큼 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영화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스페인, 터키, 인도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2020년에 리메이크가 되었는데 나가사와 마사미, 야마다 타카유키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원작과 비슷하지만 16년이 지난 시점이라 조금 더 추가되고 수정된 부분도 있습니다. 아직 해외 리메이크작은 본 적이 없는데 시간이 난다면 천천히 봐야겠습니다. 이 영화는 정말 점수가 10점 만점인 게 아쉬울 정도로 길게 여운이 남았던 영화이고, 저런 사람을 인생의 동반자로 둘 수 있다는 거야말로 로또에 당첨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니 나 먼저 헨리 같은 마음으로 상대에게 다가가고 대해야겠다고 마음을 새롭게 잡아봅니다. 이 영화가 책으로 나와서 조금 더 헨리와 루시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이미 책으로 만들어진 건 아닌가 찾아봐야겠습니다.